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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백혈병, ‘남아있는 암세포’ 검출해 맞춤형 치료로 생존율 4배 높여
기사입력 2025-09-01 오후 11:58:00 | 최종수정 2025-09-01 오후 11:58:23

미세잔존질환(MRD) 수치에 따라 약물, 치료 주기 등 환자별 항암 강도 조정

초기 치료 후에도 암세포 남아있는 환자들의 5년 무사건 생존율 19%→90% 향상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김혜리 교수 “재발 위험 높은 환자도 생존율 높일 수 있어”

 


   어린이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혈액암은 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emia, ALL)이다. 이 질환은 골수에서 비정상적인 림프구 전구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면서 정상 혈액 세포의 생산이 억제되고, 이로 인해 빈혈과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항암화학요법 등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지만, 일부 환자는 겉으로 완치된 듯 보여도 몸속에 극소량의 암세포가 남아있어 재발 위험이 높은 경우가 있는데 이를 ‘미세잔존질환(Minimal Residual Disease, MRD)’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미세잔존질환을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골수 검사 시 이를 측정하면서 항암 강도 조정에 활용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김혜리 교수(사진)팀은 지난 10년간 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으로 치료받은 환자 200여 명을 분석한 결과, 미세잔존질환 수치가 높은 환자일 경우 치료 강도를 높였을 때 5년 무사건 생존율이 기존 19%에서 90%로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는 1차 치료인 관해유도요법, 2차 치료인 공고요법 등 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의 치료 과정마다 미세잔존질환 수치를 확인한 뒤, 0.1% 이상이면 더욱 강도가 높은 약물을 쓰거나 항암 주기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강화해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킨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세잔존질환 수치를 기준으로 항암 강도를 조정하는 환자 맞춤형 치료가 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의 치료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김혜리 교수팀은 2013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받은 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 21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모든 환자는 치료 각 단계에서 미세잔존질환 수치를 측정했고, 0.1% 이상으로 양성이 나올 경우 더 강한 항암치료로 전환했다.

 

1차 치료인 관해유도요법 이후 미세잔존질환이 양성이었던 환자는 21명이었고, 이중 12명에게 한 단계 강화된 치료를 적용했다. 그 결과 치료를 강화하지 않은 환자들의 5년 무사건 생존율은 19%였지만 강화한 집단은 90%로 생존율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치료인 공고요법 이후 미세잔존질환 양성이었던 환자들 역시 치료를 강화하지 않은 경우는 75.4%의 생존율을 보였지만, 치료를 강화한 집단은 95.2%의 생존율을 기록했다. 또한, 치료를 강화한 환자군에서도 통상적인 항암치료의 부작용 이외에 중증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은 2021년부터 기존 유세포분석보다 100배 이상 민감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반의 미세잔존질환 검사를 도입했다. 이후 기존 검사에서 놓칠 수 있는 극소량의 백혈병 세포까지 검출해내는 것이 가능해져 미세잔존질환 수치를 바탕으로 한 정밀한 치료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 결과, 2015년 이후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받은 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의 완치율은 97%를 넘어섰다.

 

김혜리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미세잔존질환 수치를 기준으로 환자 상태에 적합한 치료 강도로 조정하면 재발 위험이 높은 소아 백혈병 환자의 생존율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치료 반응을 더욱 정확하게 살피면서 소아 백혈병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블러드 리서치(Blood Research, 피인용지수 2.8)’에 최근 게재됐다.

 


 

이병길 기자 bglee@newsonpeople.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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