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료장비로 인해 환자들에게 피폭되는 방사선량을 낮추기 위해 2007년부터 엑스레이·CT 등의 방사선량 기준치를 마련, 의료기관에 이를 권고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년간의 조치들이 실효적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이언주 의원(광명을)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공받은 2011년도 505개 의료기관에 대한 엑스레이 환자선량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의 의료기관들이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었다고 21일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엑스레이로 환자 등 뒤에서 흉부를 촬영할 때 505개 병원 중에 60%에 이르는 294곳이 기준치(0.34mGy, 밀리그레이)를 초과했고, 20%에 해당하는 103곳에서는 기준치의 두 배가 넘는 방사선량이 측정됐다. 이는 엑스레이로 두부와 복부를 촬영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기준치를 설정하는 방법은 병원들의 환자선량 값을 내림차순으로 세워놓고 그중 25번째 수준의 값을 기준점으로 삼고, 전문가들이 해외 사례 등을 종합해 결정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기준치를 초과하는 병원들이 생겨날 수 있다.
그러나 505개 의료기관의 엑스레이 환자선량을 조사한 결과는 2008년에 이미 마련된 기준치를 갖고 2011년도에 재평가한 결과라는 점에서, 또한 25% 내외의 수준도 아닌 60%의 수준에서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적 피폭 저감화 노력'이 실효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각 의료기관을 살펴보면, 엑스레이 환자선량 기준치의 7배, 8배, 최대 11배에 이르는 방사선량이 측정되는 의료기관들도 있는데, 이런 의료기관들은 식약처가 권고하는 기준치를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엑스레이 방사선량 초과 최대값 현황은 경추AP(정면에서 목뼈 촬영) 10.8배, 경추LAT(측면에서 목뼈 촬영) 8.5배, 흉부LAT(측면에서 가슴 촬영) 8.3배, 흉부PA(등뒤에서 가슴 촬영) 7.5배 등이었다.
특히 CT를 통해 피폭되는 방사선량 역시 상당히 높기 때문에 좀 더 주의 깊은 ‘저감화’노력이 필요하다.
CT로 뇌 또는 두경부를 촬영할 때, 한 의료기관은 1671 밀리그레이(mGy*cm)를 환자에게 입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기준치(1000mGy*cm)의 1.6배에 해당하는 방사선량이다.
이 정도의 방사선량을 환자에게 쏘면, 환자는 16.7mSv(밀리시버트) 가량의 방사선량을 흡수하게 된다.
현재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는 일상생활에서 피폭량을 1mSv 이하로 권고하고 있고, 방사능이 유전자 변형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인체에 피폭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지만, 방사능을 이용해 위중한 다른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면 불가피하게 사용하라는 의미로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의료기관에서는 CT를 안이하게 인식해 불필요한 재촬영을 한다거나, 심지어 고가의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신을 훑어본다거나 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러한 의료행태는 시정돼야 한다는 것이 이 의원 측의 설명이다.
이언주 의원은 "식약처의 조사가 참여 의사가 있는 의료기관으로 제한돼 있어 의료장비에 의한 방사능 피폭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며 "전체 의료기관으로 피폭량 조사를 확대해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이 자신에게 흡수되는 방사선량이 얼마인지 알도록 해야 한다"는 제도 개선방향을 제안했다. <이병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