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는 약가인하 취소소송을 즉각 취하하고 세계 제약시장 진입을 위한 체질개선에 주력해야 하며, 정부는 제약산업의 성장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약가인하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이 발표됐다.
14일 경실련에 따르면 복지부는 다음 달부터 전체 보험의약품 1만3814개 중 47.1%에 달하는 6506개 전문의약품 가격을 인하한다.
이는 복지부가 국민들의 약가부담을 줄이고 제약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달 의약품 가격을 평균 14% 낮추도록 하는 내용의 약가인하 방안을 확정해 고시함에 따른 후속조치다.
몇몇 제약사는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이 제약산업을 말살시키는 정책이라고 반발하며, 정부의 약가일괄 인하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서울행정법원에 소장을 제출했고, 일부 대형제약사도 소송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경실련은 한국의 약제비 가격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보다 높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약제비 증가는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고 있어, 약가의 거품을 제거하고 제약산업의 체질개선을 위한 약가인하를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것으로 정부의 성공적인 의료정책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제약산업은 고가의 약가정책으로 유지되면서도 신약개발 등 산업경쟁력을 강화시키지 못했고, 리베이트라는 불법적인 관행을 통해 손쉽게 수익을 내왔다.
의약품의 고가격 정책은 그동안 국내 제약산업의 성장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온 것이 사실이고, 덕분에 제약사는 국산 복제약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그런데 국내 제약산업이 모방단계까지는 순조롭게 발전했으나 세계시장을 겨냥한 신약개발의 단계로 도약하지 못하고, 지난 수십 년간 좁은 국내시장에서 수백 개의 업체가 난립하면서 과당경쟁과 세계수준에 미달하는 품질관리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비정상적인 산업구조가 유지된 것은 의약품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강보험의 약가정책을 잘못 운영한 요인이 크다.
이는 국내기업을 위한 고가격 정책이 오히려 제약산업의 성장에 걸림돌이 된 셈이고, 이에 더해 불법적인 리베이트로 확실한 매출을 확보해 우량기업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것이 경실련의 주장이다.
약가 인하정책은 기본적으로 건강보험급여 내에서 이뤄지는 의약품 가격조정일 뿐 제약산업 대책이 아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산업구조로 재편되는 것이 국민경제를 위해 합리적이며, 아울러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이후 줄어든 리베이트 비용은 당연히 약가인하로 귀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즉, 약가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면 건강보험 재정안정 외에도 소비자의 약값 부담을 낮춰주고 리베이트 관행이 상당부분 줄어든다.
혁신적인 신약에 대해서는 우대가격을 적용해 국내 제약산업을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방향 전환시킨다면 미래 성장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특허만료 후에는 모든 제품에 동일가격을 적용하면 복제약이 많은 국내사의 경영환경이 보다 유리하게 조성돼 성장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또 오리지널약과 복제약 가격을 차별없이 동일하게 설정해야 정책의 형평성이나 자원배분의 효율성측면에서 의미가 있고, 특허가 끝났음에도 오리지널약을 동일성분의 복제약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보장해줄 어떠한 이유도 근거도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경실련은 제약사가 약가인하 소송을 즉각 취하하고,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19배 규모인 세계 제약시장 진입을 위한 체질개선에 주력해야 하며, 정부는 제약산업의 성장잠재력을 키우기 위한 약가인하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