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구랍 28일 한불제약의 부당고객 유인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1500여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불제약은 2006년 3월부터 2008년 4월까지 의약품 처방 및 판매를 위해 152개 병·의원과 약국 등에 현금·상품권지급, 수금할인, 회식·골프접대, 물품지원 등 1억3600만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해왔다.
구체적인 법위반 행위로는 자사 의약품 처방 및 판매의 대가로 47개 병의원에 8400만원 상당의 현금과 상품권을 지급했다.
또 78개 병의원에는 3300만원 상당의 회식비 및 골프비용 지원과 23개 병의원에 1100만원 상당의 컴퓨터, PDP TV 등의 물품을 지원해왔고, 4개 병의원으로부터 600만원의 외상매출금 잔액을 할인해주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한불제약은 공공기관 소속 병원 운영비 지원, ㅇㅇ대학병원 회식접대, ㅇㅇ의대 의사모임을 주기적으로 관리해왔고, ㅇㅇ의대동문회 관악, 은평, 남양주, 전북 등 지역모임의 식비도 제공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공정위는 "의사들이 사적모임의 비용을 리베이트로 처리한 것은 리베이트가 위법이 아니라는 인식이 만연된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즉, 리베이트는 대형제약사 뿐만 아니라 한불제약과 같은 소형제약사들도 리베이트를 제공함으로써 제약업계에서 가격·품질 등에 의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이들 제약업계가 리베이트를 약가에 포함시켜 약값 거품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공정위측은 덧붙였다.
공정거래위원회측은 "이번 사건의 처리결과를 보건복지부 등 관련기관에 통보하고, 쌍벌죄 시행 이후 리베이트 제공 수단이 다양하고 교묘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감시를 강화하고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엄정한 법집행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반장, 형사 2부장검사 김우현)은 구랍 26일 지난 7월부터 12월까지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사범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활동을 전개해온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리베이트 수수의사 5명, 리베이트 제공 8개 제약사 10명, 의약품 도매업체 관계자 6명 등 총 25명의 리베이트 사범을 적발해 이 중 11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14명을 약식 기소했다.
검찰 수사반이 밝힌 주요 적발 사례는 개원준비 과정에서 향후 납품을 조건으로 도매상으로부터 개업자금 5000만원을 지원받은 의사, 대형병원의 간납(間納) 도매상의 요구로 병원의 창립기념품 대금 2억4000여원을 대납받은 제약회사, 설문조사료 명목으로 13억 원을 지급한 제약회사 등이 있었다.
특히, G 제약회사 전무이사는 2009년 3~4월 전국 858명의 의사에게 2페이지 분량의 간단한 설문조사 대가로 건당 5만원씩 총 13억 원의 상당을, I 제약사업 본부팀장은 전국 219명의 의사에게 같은 방법으로 건당 3만원씩 3억 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해오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검찰은 단속과정에서 일부 의료계 현장에서 쌍벌제시행 이후에도 의약품 처방 거래와 관련된 리베이트 수수관행이 근절되지 않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지적하며, 앞으로도 공정하고 투명한 의약품 유통질서 확립과 국민의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 지속적인 단속활동을 전개해나갈 방침임을 밝혔다.
검찰 측은 "의약품의 경우 의사의 처방에 따라 구매자인 환자가 복용할 제품이 선택되고, 약값의 대부분이 건강보험재정에서 지급되는 만큼 불법 리베이트 근절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은 제약사들의 불법 리베이트 행위가 정부당국에 의해 적발되고 있으나 그 처벌 수위가 솜방망이에 불과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낙연 의원은 지난해 9월 식약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파마가 2008년 12월부터 2009년 7월까지 의료인, 의료기관, 약국 개설자에게 의약품 판매촉진 목적으로 현금과 상품권, 향응 등 모두 17억6309만원을 제공했으나 처벌은 고작 벌금 300만원에 과징금 5000만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코오롱제약은 2008년 12월부터 2009년 6월에 상품권, 물품, 향응 등 16억8274만원을 제공했으나 벌금 300만원에 과징금 5000만원을, 영진약품은 2009년 1월부터 2009년 7월에 상품권 10억7900만원 제공에 벌금 300만원, 과징금 5000만원의 처분만이 내려졌다.
종근당은 2008년 12월부터 2010년 9월에 상품권, 현금 등 총 23억4960만원 제공에 벌금 300만원, 과징금 5270만원의 솜방망이 처분을 받았다.
식약청은 일동제약 등에 대해 리베이트 적발로 1개월간의 판매업무 정지처분을 내렸다가 2주 만에 다시 과징금으로 갈음하기도 했다.
이낙연 의원은 "처벌이 약하다보니 제약사들이 정부의 방침을 비웃기라도 하듯 계속해서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것 아니냐"면서, "정부가 리베이트 근절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길고 복잡한 리베이트 순환 고리를 끊기는 커녕 몇몇 제약사의 희생을 통해 정책의 성과만 내세우려 한 것 아니냐"라고 질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