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적용에서 제외돼 환자와 가족들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3대 비급여 중 하나인 간병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이 복지부와 참여병원들의 부실한 준비로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성주 의원(전주 덕진)은 초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이 지난 7월부터 실시됐지만 제 때 실시한 곳은 13곳 중 3곳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14일 밝혔다.

'보호자 없는 병원'은 간호전문인력의 간병을 통해 간병 부담을 덜고 의료서비스 질을 향상시켜 환자와 보호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도입한 제도다. 특히, 막대한 간병비용의 지출을 줄여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

우리나라의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은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 최초로 시행됐다. 이후에는 2010년 대통령 및 국회 업무보고에 간병서비스의 단계적 제도화 방안이 포함됐고, 지난해에는 민주당이 정부에 강력히 요구를 한 결과, 올해 국비 100억원을 들여 올해 7월부터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을 실시하게 됐다.

그러나 시범사업 개시일인 7월 1일 모든 시범사업 병원이 제대로 된 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개시해야 했지만 실상 제때 개시한 곳은 전체 13곳 중 일산병원, 온종합병원, 좋은삼선병원 3곳 뿐이었다.

이후 보름이 지나서야 개시한 곳은 인하대병원, 서울의료원, 세종병원, 목포중앙병원, 목동힘찬병원, 수원윌스병원 7곳이었으며, 삼육서울병원은 7월 말, 안동의료원과 청주의료원은 8월이 지나서야 사업을 개시했다.

문제는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 성공의 핵심인 간호인력이 부족한 채로 시작됨에 따라 간병서비스 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시범사업 참여병원 13곳 중 삼육서울병원, 세종병원, 청주의료원, 목포중앙병원, 순천한국병원, 안동의료원, 온종합병원, 좋은삼선병원, 윌스기념병원 9곳이 간호사 정원 미달이었고,  이 중 안동의료원, 좋은삼선병원 2곳은 채용률이 20%에 불과했다.

또한 간호사 정원이 미달된 9곳 중 삼육서울병원, 세종병원, 청주의료원, 목포중앙병원 4곳은 간호조무사 정원도 채우지 못하고 있어 목표했던 병상도 개시하지 못하는 문제점도 드러났다는 게 김 의원 측의 설명이다.

김성주 의원은 "간병비는 건강보험급여에 포함되지 않아 의료비 부담이 많다. 때문에 민주당이 환자와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작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 실시를 강력히 주장해 포함시켰다. 하지만 시범사업 개시를 제대로 준비하는 못한 복지부와 의료기관의 늦장 준비로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이 부실하게 출발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은 "간호인력 수급 어려움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님에도 시범사업 준비과정에 반영하지 못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건강보험공단 사업비 등 가용예산을 활용해 충분한 간호인력을 확보 후 제대로 된 시범사업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