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는 9일 국회에 제출된 2013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 중 글로벌 제약 M&A 전문 펀드 조성에 200억 원이 배정된 것에 대해 우려감을 표명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글로벌 수준의 국내 제약기업 육성을 위한 공공펀드 조성을 위해 2014년까지 2,000억 원을 조성키로 하고, 이 중 복지부가 200억 원을 출자하며 나머지는 국내외 투자자나 BIO 전문 투자사 등을 통해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건약은 성명을 통해 복지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예산, 특히 국민의 건강과 안녕에 관한 보건복지 예산을 민간기업 M&A 지원 자금에 출연하는 것은 예산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매우 우려할 만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복지부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것으로,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국민건강보험 중 국고보조금을 증액하던지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에 더 많은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또 펀드는 매년 1,000억씩 2,000억 원을 조성한다는 목표로, 평균 50~100억 원씩 10~20개사를 모은다는 것이나, 시행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고 설령 펀드가 조성돼 사업이 시행돼도 해당 기업에만 이익이 갈 뿐 국민의 이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우려감도 표시했다.

이와 함께 건약은 한미 FTA의 '내국민 대우' 조항 위배로 제소될 가능성도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했다.

올해 발효된 한미 FTA는 모든 영역별 조항에 내국민과 동등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조항이 있으며, 이미 미국 제네릭 제약업체 알보젠이 근화제약을 인수해 국내 제약사에 진출해 있고, 앞으로도 미국 및 외국계 제약사가 국내 제약사를 운영할 수도 있다.

이처럼 펀드가 잘 조성돼 운영된다 하더라도 국내 기업을 인수한 미국 제약사가 이 기금에 참여한다고 할 때, 또는 이 업체가 외국의 업체를 M&A 할 때 펀드기금을 이용하겠다고 요구할 경우 이를 거부할 명분을 찾기 어려울 것이며, 만약 거부할 경우 한미 FTA 위반으로 제소되거나 비위반 제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건약 측의 주장이다.

따라서 건약은 '글로벌 제약 M&A 전문펀드 조성' 관련 예산의 경우 복지예산의 근본 취지 면이나 혜택이 국민의 이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한미 FTA 위반 위험성 등 여러 면에서도 우려되는 예산편성이라며, 복지부가 이 예산안을 즉각 취소함은 물론, 본연의 임무인 국민 복지와 건강증진 분야에 예산을 편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