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사 자격으로 중학교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는 의무화제도가 과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이를 불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올해 3월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안마사 자격 취득요건으로 중학교 이상 학력을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의료법' 규정의 개정을 권고한 바 있다.

이 사건은 초등학교 졸업 학력의 시각장애인이 안마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안마수련원에서 교육을 받고자 했으나 보건 당국으로부터 '중학교 과정 이상의 교육을 받은 자'이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지난해 8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인권위의 불수용 입장을 회신하며 그 사유로 해부생리, 병리, 보건 등을 교과목으로 하는 의료재활과정을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최소한의 교육과정인 ’중학교·고등공민학교 이상 졸업자‘로 정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또 장애인 등 특수교육법상에서 시각장애 등이 있는 특수교육대상자에 대해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 및 고등학교 과정의 교육을 의무교육으로 정하고 있는 이 법의 입법취지에 반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은 중학교 과정을 마쳐야 하거나 안마사 자격 취득을 위해 ‘고등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를 별도로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인권위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일반적으로 학습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에 놓여있어 중학교 과정을 마치지 못한 저학력자 비율이 비장애인에 비해 높고, 법에서 요구하는 고입검정고시 과목은 안마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교양과목들로 안마사 자격 취득을 위한 필수적 사항이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안마사라는 직업은 시각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업으로, 시각장애인의 경우 비장애인에 비해 교육받을 기회가 부족하고 교육환경이 열악해 중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기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인권위 측의 설명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안마사 자격취득에 꼭 학력제한이라는 진입규제 방식이 아니더라도 2년간의 안마수련 과정의 이수관리 강화를 통해 안마사의 전문성과 안마서비스의 질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안마사 자격 취득 요건으로 중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일률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고, 업무 수행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학력을 기준으로 안마사 자격 취득을 제한하는 것은 학력을 이유로 한 불합리한 차별의 소지도 있다고 판단해 이를 권고했으나, 복지부가 거부입장을 밝혀 이 같은 사실을 공표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