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제약이 병의원에 처방액의 최대 150%까지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협의로 적발돼 과징금 부과와 함께 정부당국에 의해 고발 조치된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는 1일 삼일제약의 부당 고객유인행위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7,600만원을 부과하고 관계당국에 고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일제약은 2008년 1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부루펜, 글립타이드정 등 자사 의약품 처방 증대와 유지를 위해 병·의원에 현금, 상품권, 물품 등으로 총 21억 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

전국 302개 병·의원에 공급하는 34개 의약품을 판매하면서 제공된 리베이트 금액은 처방금액의 10~30%의 비율이다.

법 위반 유형으로는 자사 의약품 라노졸정(Lanozole) 판매와 관련, 200만 원 이상은 30%, 150만원 30%, 100만 원 25%, 50만 원 이상은 20% 등 4단계로 나눠 처방액의 20~30%를 지원했다.

부루펜(Brufen), 미클라캅셀(Miclor Capsule) 등은 병원규모, 목표수량, 수익률 등을 고려해 처방액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선지원 해왔다.

신제품인 무코치올에스산·무코치올에스정(진해거담제)은 이미 판매 중인 타사 의약품과 효능 면에서 차별성이 없다는 내부평가에 따라 초기 랜딩비(Landing) 명목으로 15% 수준을 지급했다.

이외에도 아자스건조시럽(항생제)은 처방액의 30%, 씨잘정·씨잘액(알레르기질환 치료제)은 10~30%, 신제품인 세로즈정(혈압강하제), 라니디엠정(혈압강하제) 판매와 관련해서는 시장 론칭 및 랜딩비로 초기 3개월간 처방액의 150%, 3개월 이후에는 30%를 지원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처럼 삼일제약이 전국 302개 병·의원에 의약품 처방·판매의 대가로 제공한 리베이트 금액은 총 21억83만9000원이었다.

제공된 리베이트의 내역은 현금을 비롯해 상품권 및 주유권 지급, 식사 접대, 컴퓨터·냉장고 등 물품지원 등으로 다양했다. 

삼일제약은 2007년 리베이트 제공행위로 시정조치를 받았으나, 이번에 유사한 행위가 적발돼 고발키로 했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공정위측은 의약품 거래 당사자들이 리베이트가 불법이라는 의식이 여전히 미흡하고, 제약회사는 리베이트 제공 중단 시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등의 이유로 리베이트 제공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이 부당하게 의료기관 및 소속 의료인에게 귀착돼 환자(소비자)의 약제비 부담이 증가하고, 약제에 대한 선택권도 제한되고 있다고 공정위 측은 덧붙였다.

앞으로도 제약업계에서의 리베이트 관행 근절을 위해 엄중하게 법을 집행해 나갈 것이라는 공정위는 이번 사건의 처리 결과를 보건복지부, 식약청, 국세청 등 관련기관에 통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병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