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원협회는 25일 정부의 산부인과 수가개선책에 대해 정부가 산부인과를 살릴 의도가 있다면, 산부인과 의사가 오로지 진료행위만을 통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대한의원협회는 성명을 통해 지난 20일 산부인과 학회 및 의사회 등 산부인과계와 보건복지부 사이에 비공개 회동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가 △분만수가 인상 △다인실기준 완화 △태아심음자궁수축검사 수가 인정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초빙료 산정 인정 △요양병원입원료 산부인과전문의 차등 산정 인정 등의 토의됐다.

이외에도 정부는 △자궁질도말세포검사 채취료 부분 요양급여 대상 별도수가 산정 △질강처치료 수가 인정 △포괄수가제 개선 등 총 8가지 사안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앞으로 산부인과계와 논의를 통해 구체화시키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의원협회는 정부가 제시한 8개 사안이 주로 분만을 위주로 하는 대형 산부인과가 혜택을 보는 사안으로, 대부분의 산부인과 의사들은 분만을 접은 채, 피부 비만과 같은 산부인과와 관련이 없는 비급여 진료로 연명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산부인과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산부인과 의사들이 산부인과 의사로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하며, 수가 몇 가지 조정하는 정도의 미봉책으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없으며, 오히려 산부인과 내부의 부익부 빈익빈만 악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대한의원협회는 이번 사안을 산부인과를 살리기 위한 근본적인 정책이 아니라며, 정부가 진정 산부인과를 살릴 의도가 있다면, 산부인과 의사가 오로지 진료행위만을 통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산부인과학회는 정부와 단독으로 협의하는 것이 자칫 의료계의 분열을 이끌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지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소소한 미봉책에 만족해 회원들을 더 큰 수렁으로 빠트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