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유전상담클리닉 김현주 석좌교수는 21일 열린 교육 강좌를 통해 "희귀난치성질환 환자와 가족을 위한 전문적인 유전상담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강연을 펼쳤다.

이날 오후 2시 길병원 암센터 11층 가천홀에서는 희귀난치성질환 환자와 가족을 위한 유전상담(Genetic Counselling) 교육 강좌가 개최됐다.

길병원과 한국희귀질환재단(이사장 김현주)이 공동 주최하고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후원으로 열린 이날 강좌에는 희귀난치성질환 환자와 가족, 의료진, 시민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석좌교수는 이 자리에서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을 위한 유전상담 서비스’를 주제로 강연을 벌였다.

그는 "국내 희귀질환자는 약 13만 명으로 추정된다. 희귀질환 발생 원인은 80% 정도가 유전성 질환으로 가족 내 재발 및 대물림 가능성이 높다"는 유전상담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 "희귀질환의 경우에는 희귀성과 다양성으로 인해 진단이 어렵다"면서, "선천적으로 신체적 장애와 발달장애, 정신적 장애를 가져올 수 있고, 때로는 성인이 된 후 발병해 근육병과 지체 장애, 시각 장애 등 중도 장애를 유발하며 이미 대물림된 자녀가 있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6000여 종의 희귀질환이 있고, 대부분이 유전질환이라는 김 교수는 "결국 전문적인 유전상담을 통한 적절한 관리 및 예방이 필요하다"는 유전상담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유전상담의 목적은 선천적 결손이나 유전질환을 이미 갖고 있거나 위험도를 가진 가족들에게 정보와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환자와 가족을 위해 유전상담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제는 의료서비스의 패러다임이 변했고, "환자 중심으로 유전상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하며, 유전상담의 원칙으로 ▲정확한 진단 ▲환자 및 가족들과 상담 ▲비지시성 ▲가족에 대한 지속적 관리 등을 꼽았다.

아울러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970년도부터 유전상담을 필요한 의료서비스로서 환자와 가족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 유전상담은 의료비 지원에 포함되지 않고 보험 수가에도 책정돼 있지 않으며 전문 유전상담사 교육제도도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에서 희귀난치성질환 환자들에게 유전상담을 권하지만 실제로 국내 의료현장에서는 전문 유전상담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환자와 가족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날 강좌에서는 김 교수 외에도 서향순 길병원 사회사업실장과 김석영 산부인과 교수가 각각 ‘정부의 희귀난치성질환자 지원정책’과 ‘희귀질환(선천성 기형)의 산전진단’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어 오후 5시에는 길병원 뇌과학연구소 5층 세미나실에서 유관의료복지 관계자를 위한 유전상담 세미나가 열렸다.

앞서 길병원은 지난 5월 김현주 교수를 영입하고 유전상담클리닉을 개소했다. 길병원 유전상담클리닉은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전화 예약 후 방문 상담이 가능하다.

미국에서 의학유전학 전문가로 임상 및 연구활동에 뛰어난 업적을 쌓은 김 교수는 지난해 한국의학원에서 발간한 ‘우리나라 의학의 선구자’에 ‘희귀질환의 대모’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