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산부인과·안과·외과·이비인후과 의사회는 19일 내달 1일부터 도입되는 정부의 포괄수가제 시행 방침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뜻을 표하며, 이 제도 시행의 저지를 결의하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이들 단체는 진료의 질이나 양에 상관없이 평균진료비를 정액 지급하는 방식의 포괄수가제를 강제한다는 것이 의료진으로 하여금 환자에게 획일화된 하향·평준화된 진료만을 하도록 강요하는 것이고, 환자로 하여금 최상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제도라고 언급했다.

또 이 같은 의료제도의 개편은 국민의 건강뿐 아니라 생명을 크게 위협하는 제도적 변화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전문가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 의견을 묵살하고 일방적으로 강제시행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료의 비전문가들이 전문가의 의견을 배제한 채 졸속으로 만들어 강행하는 이 제도로 인해 단 한 명의 환자의 생명도 희생돼서는 안될 것이며, 이러한 억울한 희생을 막는 것이 의사가 감당해야 하는 사명감이라고 역설했다.

따라서 이들 단체는 준비도 안 된 포괄수가제의 강제시행을 즉각 미루고, 포괄수가제 도입에 따른 위험성을 국민에게 진실되게 알린 후 국민적 합의를 따라야 할 것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의사는 의사의 양심과 신념에 입각해 포괄수가제를 강력히 반대한단느 이들 단체는 국민이 경제적 진료를 원하는지, 아니면 최상의 진료를 원하는지 국민의 뜻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및 산하 4개 진료과 대표자들은 최근 충수돌기절제술, 제왕절개술 등 응급 혹은 긴급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수술을 제외한 다른 5개 수술, 즉 △백내장수술 △편도선수술 △탈장수술 △자궁 및 부속기 절제술 △치질 수술 등에 대해 응급상황이 아닌 한 올해 7월 1일부터 일주일간 수술을 연기할 것을 각과 의사회 소속 의사들의 뜻에 따라 결정한 바 있다.

다만, 이 결정은 오직 국민의 뜻을 물어 그 결과에 따라 결행될 것이며, 긴급과 응급수술을 제외함으로써 단 한 사람의 생명도 위험에 처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도 함께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