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정부의 포괄수가제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국의사총연합이 18일 전국의 교수, 봉직의, 전공의들에게 이 시행 반대 촉구 동참을 호소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는 7월 1일부터 백내장, 급성충수염, 항문질환, 탈장, 제왕절개, 자궁부속기, 편도 및 아데노이드 등 7가지 수술에 대해 의원과 병원에 포괄수가제 시행을 하고, 내년 7월 1일부터는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까지 시행 확대를 계획 중이다.

그러나 전의총은 성명을 통해 7개 질환에 대해 이미 의원급 의료기관 84%, 병원 40%, 종합병원의 15%가 포괄수가제에 참여하고 있다.

또 전국 44개 상급종합병원은 포괄수가제에 참여하지 않고 있고, 참여하지 않는 나머지 의료기관은 행위별수가제로 치료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증환자의 경우 주로 포괄수가제로 치료하고 있고, 중증 질환이나 고위험군의 환자는 행위별수가제로 치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포괄수가제 강제시행은 경증환자를 주로 보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문제가 아닌 중증 환자를 주로 보는 병원급 의료기관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병원협회는 포괄수가제 시행을 찬성했으며, 이 같은 이유로 수가가 원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원가절감을 통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포괄수가제를 피해갈 수 있는 다양한 꼼수가 있다면서, 그 이유로 수술을 위한 입원 전에 외래에서 되도록 많은 검사를 해 수익을 보전하며, 질환 별 입원기간을 정해놓고 그 기간 내에 퇴원시킬 것을 의료진에게 강요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문제가 있는 환자는 일단 퇴원 후 외래 방문을 유도하고, 합병증이 발생해 의료비가 많이 발생할 수 있는 환자는 다른 병원으로 전원시킬 것이라는 게 전의총 측의 설명이다.

특히, 포괄수가제가 시행이 되더라도 상급병실료나 초음파 등의 검사는 포괄수가제에서 제외되고, 특진료 역시 포괄수가제에서 제외되므로 이런 부분에서 수익을 보전할 것이라는 논리다.

포괄수가제는 시행이 되면 전국의 모든 병원이 하나의 질환에 대해 거의 비슷한 가격으로 치료를 하게 된다.

이에 전의총은 의원, 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으로 갈수록 종별가산에 의해 포괄수가가 상승은 하나, 그 가산율은 의원에 비해 각각 9%, 18%, 25% 높은 수준이어서 같은 질환이면 가급적 작은 병원보다는 큰 병원에서 치료받으려 하는 의료소비패턴을 보여, 포괄수가제 시행은 병원의 새로운 환자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제는 그 병원에서 근무하는 봉직의사들로, 병원은 의사들에게 저렴한 재료만을 공급하고, 인력감축이나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의료진의 질을 떨어뜨리며,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는 최선의 진료보다 경제적인 진료와 함께 환자의 조기 퇴원을 강요할 것이다.

반면에 환자들은 포괄수가제건 행위별수가제건 의사에게 최선의 진료를 요구할 것이고, 결국 의사들은 경제적인 진료를 요구하는 병원 경영자와 최선의 진료를 요구하는 환자 사이에서 오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 같은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담당 의사가 져야 할 것이라는 반론을 펼쳤다.

따라서 포괄수가제 시행은 이미 84%이상 참여하는 개원가의 문제가 아니라,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의료수가를 강제하는 정부와 원가절감 노력을 하며 의사들을 압박하는 병원 경영자, 그리고 최선의 진료를 받고 싶어 하는 환자 사이에 샌드위치 신세로 끼어있는 전국의 교수, 봉직의, 전공의 등에게 더 큰 문제라며, 포괄수가제 시행 반대 동참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