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제 시행과 관련해 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박민수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이 협회 집행부에 대해 사퇴해야 한다는 발언을 제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박민수 과장은 지난 14일 YTN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환자의 생명이나 건강을 볼모로 수술 거부 카드를 꺼낸 것은 의사로서 직무를 포기한 것"이라면서 "의협 집행부는 당장 사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은 15일 즉각 반발하는 성명을 내고, 박 과장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청하는 한편, 박 과장을 파면시켜 줄 것을 정부 측에 요구하고 나섰다.  

성명서에서 전의총은 의협집행부의 경우 11만 의사들의 민의를 반영한 선거를 통해 선출된 명실상부한 이 나라 최고 전문가 단체로, 협회는 복지부가 의료정책을 결정하고 시행해 나가는데 있어 상명하복의 관계에 있는 하위기관이 아니라 서로 존중하고 도움을 받아야 하는 동반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박민수의 막말은 그동안 복지부가 이러한 기본적인 개념조차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증거로, 의료정책의 동반자를 이러한 태도로 무시해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의총은 포괄수가제 시행이 의료의 질을 하향 평준화시켜 붕어빵 진료를 양산하게 만들고, 최선의 치료를 받기 원하는 국민의 선택권을 강제로 빼앗으며, 양심에 따라 배운 대로 진료하기를 원하는 의사들의 진료권을 무참히 짓밟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의사들의 절규를 외면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또 협회는 포괄수가제 강제시행에 반대하며 스스로 사지를 자르는 심정으로 수술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의사들의 결정에, 이러한 상황을 가져오게 된 원인에 대한 성찰이나 해결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공중파에서 망언을 일삼는 담당 공무원의 태도는 우리나라의 의료정책 결정 과정이나 그 담당자의 구성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의총은 11만 의사들의 자긍심을 짓밟은 박민수가 의협집행부와 의사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할 것을 요구하고, 국민을 섬기는 공무원으로서의 기본 소양조차 갖추지 못한 자를 중대한 의료정책의 담당자로 임명한 복지부에 박민수를 즉각 파면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러한 요구를 무시할 경우 전의총은 향후 복지부의 어떠한 정책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이며, 복지부를 의사의 적으로 규정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맞서 싸울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