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의 사후긴급피임약 일반의약품 전환 추진 계획과 관련, 전국의사총연합은 8일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식약청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즉각 철회해 줄 것을 요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7일 식약청은 '의약품재분류 추진 계획안'을 통해 현행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는 사후긴급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의 전환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전의총은 성명서에서 사후피임약의 경우 일반 피임약의 10~15배에 이르는 고용량의 호르몬 제재로, 필요시마다 무분별하게 이를 요용할 시 자궁출혈, 영구불임 등의 심각한 부작용과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병원을 찾게 되는 환자도 급증할 수 있는 위험한 약물로, 사후피임약은 반드시 의사에 의해 환자의 상태를 살핀 후 처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사후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한 미국, 영국, 노르웨이 등에서는 낙태율이 줄어들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사후피임약을 맹신한 나머지 사전피임을 소홀히 해 원치 않는 임신과 낙태가 오히려 증가했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의총은 원치 않는 임신을 줄이고 불법적인 낙태를 없애려면 사후피임약의 사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사전피임률을 높이고 책임 있고 성숙된 성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전의총은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은 콘돔의 사용을 감소시켜 성매개성 감염질환의 증가를 가져올 우려가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이는 2006년 미국에서 사후피임약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된 후 미국 CDC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매독과 클라미디아, 헤르페스 등 성매개성 감염질환의 유병률이 유의하게 상승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콘돔이 감염방지기구가 아니라 피임기구로 인식되는 경향이 더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성매개성 감염질환의 유병률이 더욱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같이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가져올 수 있는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밀어붙이기 식으로 강행하려는 정부의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할 것이며, 이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식약청이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 시도를 계속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아낼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