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원협회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탈퇴가 때늦은 감이 있지만 신중함을 기하려는 새 집행부의 행보를 존중하고, 포괄수가제를 통과시킨 건정심의 해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24일 의협은 건정심의 탈퇴를 공식 선언했고, 30일 건정심에서는 포괄수가제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날 의원협회는 성명을 통해 지난 2002년 정부가 의약분업 시행의 대가로 누적된 건보재정 적자의 조기 해소를 위해 2006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재정건전화 특별법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위해 공정한 협의를 통한 건보자원 배분이라는 건정심 설립의 원 취지를 포기하고 처음부터 건정심 위원 구성에서 무리수를 뒀다고 지적했다.

건정심은 공급자(8), 가입자(8), 공익(8) 대표 24인과 보건복지부 차관을 포함한 총 25인으로 구성돼 건강보험과 관련한 중요 사항들을 의결하는 최고 기구다.

이 공급자 대표 중에는 의사들을 대표하는 의협대표 2인과 병원 경영자들을 대표하는 병협대표 1인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구성위원은 얼핏 합리적인 구조로 보이지만 그 면면은 그러지 못했다.

즉, 건보 지불을 대리하는 정부(2인)측과 공단 및 심평원(2인)측에서 가입자 대표가 아닌 공익 대표들을 맡았고, 건보급여의 60%이상을 담당하는 참의료계에게는 건정심 공급자 지분의 2/8만을 허용했다.

이는 건정심 심의의 90%가 의료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건정심을 통해 의료계의 의견을 불합리하게 억눌러 왔던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로 인해 의료수가는 십 년째 제자리걸음을 해왔고, 한국의 의료수가는 OECD 평균의 25%가 됐고, 제일 큰 피해자인 의원들의 건보재정 점유율은 반 토막이 났으며, 의원 폐업률은 10%를 육박해 현재도 증가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에게 메마른 이상향을 계속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 현 건정심의 역할이라는 게 의원협회 측의 설명이다.

이번 포괄수가제의 강제시행에 있어서도 건정심은 선보완 후시행의 의협 의견을 무시했고,  금일 의협이 빠진 상태에서 더 싼 진료를 강요하는 포괄수가제를 통과시켜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의료계에 한 번 더 힘겨운 책임과 버거운 멍에를 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대한의원협회는 일괄된 의료계의 보편적 권리를 무시하고, 포괄수가제를 통과시킨 건정심을 해체해야 하고, 공정한 협의구조를 갖춘 건정심으로 새로 구성해야 한다는 내용의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