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약품인 혈압치료제를 넣어 만든 한약을 면접특효약이라고 속여 수험생 등에게 판매해온 약사가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혈압치료용 전문의약품인 ‘인데놀정40㎎'을 한약에 몰래 섞어 ‘상명탕’이라는 제품명으로 판매해오던 약사 장 모(남 71세)씨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제품은 항공사승무원 지망생 및 예능고 수험생 등에게 ‘면접 울렁증 특효약’인 것처럼 광고해 판매됐다.

조사결과, 장 모 씨가 제조·판매한 ‘상명탕’은 두통 및 소화불량 증상에 처방되는 한약에 혈압치료제인 ‘인데놀정40㎎'을 1포(60㎖) 당 12㎎씩 섞어 만든 무허가 의약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제품은 2003년 1월경부터 올해 4울까지 10년 동안 13만9261포(1포당 60㎖), 시가 7억 원 상당이 판매됐다.

식약청 검사결과, ‘상명탕’ 1포(60㎖)당 프로프라놀롤염산염(인데놀정 성분)이 12㎎ 검출됐다.

프로프라놀롤은 기관지 수축 작용 등이 있어 천식, 저혈압, 심부전 환자에 복용이 금기돼 있고, 어지러움, 서맥, 수면장애, 손의 감각 이상, 우울, 식욕부진, 운동 시 숨참, 동통, 호흡곤란, 혈당강하 등의 부작용이 있어 사용상의 주의를 요한다.

특히 임산부가 복용할 경우 태아도 영향을 받아 유산, 미숙아 출산 등을 유발하고, 유즙으로의 이행이 보고돼 있어 임신 및 수유 기간 동안 복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장 모 씨는 자신의 약사 신분을 악용해 무자격 의약품 판매상(속칭 덴바이꾼)으로부터 '인데놀정40㎎'을 무자료로 다량 구매한 후 자신이 운영하는 약국에서 은밀히 제조에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청은 현재 국내에서 ‘면접 특효약’으로 허가된 의약품은 없다고 밝히고, ‘상명탕’을 복용한 일부 구매자들이 ‘손 마비 증상’ 및 ‘정신몽롱 증상’을 느끼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돼 소비자들에게 복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