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사총연합이 만성질환관리제에 대해 대한개원내과의사회가 이 제도에 대한 찬성의 뜻을 내비치자 이를 성토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2일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은 성명서를 통해 만성질환관리제 도입이 관치의료 우려, 공단·보건소 개입, 개인정보 유출, 성과연동 지불제도 도입계기, 주치의제도 및 총액계약제 전초단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의료계가 이를 반대하고 있고, 노환규 의협 집행부 역시 참여거부를 선언했다.

반면, 대한개원내과의사회는 이 제도에 대한 명확한 반대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상태로 ‘소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실질적인 찬성입장을 내비쳤다.

급기야 최근에는 개원내과의사회에서 매달 내과 개원의들에게 발송하는 뉴스레터를 통해 만성질환 관리제에 대한 설명, 청구방법, 진료프로그램 사용방법 등 만성질환 관리제에 참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기재돼 있다.

이는 만성질환 관리제에 대한 개원내과의사회 집행부의 실질적인 참여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회원들에게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전의총의 주장이다.

전의총은 내과를 제외한 모든 과가 반대하고 16개시도 의사회도 반대 입장을 표명했으며, 심지어 의협 회장까지 직접 만나 반대 입장 표명을 부탁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성질환 관리제를 찬성하고 회원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전체 의료계의 뜻과는 상관없이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독립적으로 움직이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난했다.

또 전의총은 개원내과의사들이 이 제도 도입에 참여한다 해도 실질적인 이익은 없으며, 오히려 자신이 진료하는 환자들의 내원일수가 감소하고, 공단이나 보건소가 개입할 여지를 줘 그들과 경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얼마 안 되는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고는 하나, 심평원의 적정성 평가의 정당성을 제공하고 성과연동 지불제의 단초를 마련해 주치의제도, 총액계약제, 더 나아가 무상의료의 정책적 토대를 만든다는 비난을 받을 것이 뻔하다는 게 전의총의 입장이다.

아울러 만성질환자가 많은 일부 내과의원의 경우에는 본인부담금 인하로 단기적 이득을 볼 수 있으나, 이 역시 장기적으로는 신규 개원의들의 진입을 막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이에 전의총은 개원내과의사회 집행부가 지금이라도 당장 만성질환관리제 반대를 표명하고, 내과 개원의들에게 이 제도에 참여하지 말 것을 공식적으로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를 거부한다면 개원내과의사회 집행부는 민의를 제대로 수렴하지 못하는 의료계 배반세력으로 규정될 것이며, 나아가 내과 또는 타과의사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사안으로 인해 개원내과의사회가 일부 기득권 내과 개원의들만의 단체로 전락해 의료현안의 모든 논의과정에서 제외되거나, 민의를 제대로 수렴하는 새로운 내과개원의 단체의 탄생을 위한 기폭제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전의총은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개원내과의사회 집행부의 현명한 대처를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