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의 60% 이상이 호소하는 피로는 가장 흔한 증상으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나, 약물요법 효과가 제한돼 뚜렷한 대책이 없어왔다.

서울대학교암병원은 통합의료센터 윤영호 교수가 국립암센터기관 고유연구 사업으로 수행한 개인맞춤형 암환자 건강경영 인터넷프로그램 ‘건강내비게이션’이 암환자의 피로를 낮추는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고 18일 밝혔다.

'건강내비게이션'은 운전 시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처럼 현재의 건강상태로부터 이루고자 하는 건강목표까지 개인에 맞는 단계적인 건강관리를 안내해주는 인터넷 프로그램이다.

환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의들이 전해주는 에너지 보존, 운동, 식이, 수면 위생, 통증 스트레스 관리 등 피로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에 대해 알기 쉬운 동영상과 그림을 통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윤영호 교수팀은 국립암센터, 서울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4개 병원의 암환자 273명을 대상으로 ‘건강네비게이션’의 피로도 개선효과에 대한 임상시험을 했다.

연구팀은 13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통상적인 진료와 함께 12주 동안 환자의 운동, 식이, 수면 위생, 통증 스트레스 정도를 분석해 환자의 컨디션에 맞는 ‘건강내비게이션’ 교육을, 13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는 통상적인 진료만 받도록 해 피로도의 변화를 측정했다.

피로도를 평가하는 주요지수로는 BFI(Brief Fatigue Inventory)와 FSS(Fatigue Severity Scale)가 이용됐다.

프로그램을 시행한 그룹은 BFI(0~10점)와 FSS(1~7점)가 평균 4.01점과 3.46점이었으나, 12주 후에는 1.09점과 0.68점이 떨어졌다.

교육을 받지 않는 그룹에서는 BFI와 FSS 점수가 평균 4.26점, 3.72점이었으나 12주 후에는 0.57점과 0.33점이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는 특히 중등도 이상의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에게서 피로 개선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윤영호 교수는 "IT 기술을 이용해 인터넷기반의 프로그램이 암환자의 건강관리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으며, 만성질환이나 일반인의 건강관리에도 확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정부나 기업이 이 프로그램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우수한 IT 기술들과 접목시켜 병·의원이나 보건소에서 환자의 건강을 체계적으로 경영하는 스마트케어에 상용화되길 희망한다"면서, "이로 인해 환자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양학 분야에서 세계최고 학술지로 인정받는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2012년 4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건강내비게이션’은 피로와 관련된 다양한 원인들을 파악하고 환자의 개인 특징과 요구에 맞춰 매주 교육프로그램이 변화돼 환자들의 피로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건강내비게이션’은 건강교육의 가장 기본이 되는 범이론적 모델의 전략과 인지행동치료를 인터넷프로그램으로 구현됐으며, 최적화된 자기관리, 개별화된 건강 조언과 온라인 교육, 맞춤형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가족의 모니터링과 지지, 건강전문가의 모니터링이 소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