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원협회는 만성질환관리제가 '환자를 기만하고 환자에게 피해를 주는 제도'라며, 정부 측에 제도 시행의 즉각적인 중지를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3일 대한의원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기존 선택의원제가 선택과 등록이라는 절차로 인해 향후 주치의제도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의료계의 반대가 있자, 정부가 선택의원제 대신 만성질환자 관리제라는 용어로 바꿔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정부는 만성질환관리제가 실질적인 선택과 등록 절차가 없다고 하나, 의원협회는 실제 환자가 의원을 선택한 후 다음 내원 시부터 본인부담금 할인을 위해 지속적으로 만성질환을 관리 받겠다는 의사를 표현하면, 의원은 그 환자를 만성질환자로 등록하게 되고, 이는 결국 '선택과 등록'이라는 절차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만성질환자로 등록이 되면 환자들은 모든 진찰에서 본인부담금이 할인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실제로는 고혈압이나 당뇨약을 처방 받을 때만 할인이 되고, 그것도 단 920원만이 할인이 되며, 일반 진찰 때는 본인부담금 할인이 되지 않아 환자가 체감하는 할인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고혈압이나 당뇨약을 받을 때만 본인부담금이 할인이 되므로, 많은 환자들은 한번 내원 시에 다른 약까지 한꺼번에 처방 받으려 할 것이고, 이는 결국 필요 없는 처방이 남발되거나 또는 적절한 진찰시기를 놓치는 원인이 될 수 있어 결과적으로 환자의 진료횟수가 감소하는 방향으로 진행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의료급여 환자처럼 향후에는 다른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마다 선택의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발급받아야 한다면, 제때 진료가 이뤄지지 않아 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기회조차 놓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이번 만성질환자 관리제의 핵심 중의 하나는 의료기관의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료기관이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비싼 약 보다는 싼 약을 처방해야 하고, 의료행위 역시 최소한으로 억제해야 한다.

결국 만성질환자로 등록된 환자는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싼 약을 처방 받고 제한된 의료서비스를 받음으로써 싸구려 붕어빵 진료의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이 제도를 통해 향후 인두제, 총액계약제와 같은 지불제도가 개편되는 경우 저질의료와 붕어빵 진료로 인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면서, 정부 측에 이 제도 시행의 중지를 촉구하는 내용의 입장표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