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이 23일 법원의 2심판결에서 또다시 유죄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즉각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경 회장은 유죄판결의 근거를 납득할 수 없다면서, 자신의 판결에 대해 조목조목 세부적인 내용을 밝혔다.

먼저, 비자금 1억원 조성의 경우 단체의 의사에 반한다는 게 유죄의 이유고, 단체의사에 반한다고 판단한 근거는 의정회비를 없앴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 회장은 비자금 조성이 단체의사에 반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나, 1억원 건은 대의원 총회가 추인한 사항으로 이 역시 단체의사라는 점에서 이번 판결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의학회장 기사 및 유류 지원에 대해서도 불법 영득의사가 있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내렸으나, 이 같은 이유로 자신이 무슨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건지 납득하기 어렵고, 이는 단지 의협 산하기구인 의학회를 지원하기 위한 차원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휴무수당 지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직원 휴무수당에 대한 규정은 있으나 임원 휴무수당은 규정이 없는 가운데 임원을 직원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점, 단체의 공식 의사결정을 거치지 않았고, 감사단과 집행부 간 합의는 단체의 의사결정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 전임 집행부는 휴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유죄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경 회장은 임원 휴무수당에 대한 규정이 없는 건 사실이나, 과거 집행부는 휴무수당을 지급했으며, 전임 집행부만이 휴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았을 뿐이어서, 임원 휴무수당 지급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더욱이 임원 휴무수당은 임원 개개인이 받은 게 아니라 일괄적으로 모아 공금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이를 두고 횡령이라는 법원의 판결은 상식을 벗어난 것이라며,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언급했다.

자신에 대해 수백 번 고쳐 얘기해도 결백하다고 주장하는 경 회장은 공금을 단 돈 한 푼도 개인적으로 착복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은 의료계에 적대적인 외부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 회원들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도 토로했다.

또 자신은 반드시 명예를 되찾을 것이며, 이는 자연인 경만호를 위해서가 아니라 의협과 의료계를 위해 무슨 일이 있더라도 기필코 명예를 회복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내부고발세력에 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싸워 이길 것이라면서, 경위야 어떻든 의협회장으로서 회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