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사협회가 19일 전국한의사대회에서 현대과학의 산물인 진단 및 치료기기에 대해 자유롭게 한의학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에 대해 전국의사총연합측이 우려를 표명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20일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은 성명서를 통해 현행 의료법이 면허범위를 넘어서는 의료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대한한의사협회가 이들 진단기기를 이용해 의료행위를 하겠다는 발언을 공식적으로 제기함으로써 양의사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의총은 이 같은 원인으로 국민의 과학적 지식의 고양으로 인해 경영난에 부딪혀 한의학의 실체를 모른 채 한의과대학에 입학해 한의사가 된 젊은이들이 한의학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극심한 혼란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미 일부 한의사들은 내시경이나 초음파 등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심지어 보톡스를 침톡스라는 이름으로 주사하는 등 그 폐해를 열거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고 있으나, 정부당국은 이러한 한의사들의 행위에 눈감아왔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의총은 한의사들의 이러한 행위가 처벌받지 않았던 것이 보건복지부 내에 설치된 한의약정책실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언급했다.

한의약정책실은 한의사들의 요구에 의해 복지부 내에 설치된 기구로, 국민건강을 외면한 채 한의사들의 불법행위를 무마하는 역할만을 해왔다는 게 전의총의 주장이다.

또 한편으로는 한의사협회가 현대식 의료기기를 사용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한의학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고, 이는 스스로의 존재이유에 대해 부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의총은 한의사협회가 불법의료행위를 하겠다고 선포할 것이 아니라 치료의학으로서 한의학의 한계를 공식 인정하고 면허를 반납해야 함은 물론, 피해자인 젊은 한의사들이 더 이상 배출되지 않도록 한의과대학을 폐쇄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임을 밝혔다.

아울러 약침이라는 이름으로 인체에 주입하는 주사제를 식약청의 검증도 받지 않고 한의사협회가 식품처럼 유통시키고 있는 불법행위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의총 측은 이날 한의사협회가 공식적으로 불법의료행위를 공언해 것에 대해 향후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 대응책을 주목할 것이라며, 만약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거나 한의사들이 불법행위를 지속할 경우, 정부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