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은 최근 ‘2010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보장성 강화에 따라 건강보험 급여률이 증가했음에도 비급여 본인부담률이 더 급격히 증가해 2009년도 대비 보장률이 1.3%p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한병원협회는 이 같은 건보공단의 자료가 자칫 국민들에게 의료기관이 수입을 확보하기 위해 비급여 진료를 유도한다는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현행 건강보험제도의 구조적 한계점 등을 지적했다.

9일 병협에 따르면 지난 1977년 우리나라 GDP가 국민 1인당 1034달러인 시절 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된 이래 정부는 일관되게 저부담-저수가-저급여 기조를 유지해 왔다고 밝혔다.

또 국민 1인당 GDP가 2만달러 이상인 요즘, 국민들은 소득 수준 향상뿐만 아니라 고령화 등의 사회적 변화로 인해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의료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현장에서는 의학적 판단 하에 급여 및 비급여 진료를 할 수 밖에 없고, 의료기관에서 임의적으로 하기 보다는 환자의 선택에 의해 이뤄진다.

특히, 민영보험 가입자는 건강보험 뿐만 아니라 민영보험에서 보상해 주기 때문에 진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게 돼 보다 정확한 진단 및 편리한 의료서비스를 선호하게 돼 비급여 비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병협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건보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비급여본인부담률은 2008년 15.2%, 2009년 13.3%, 2010년 16.0%로 발표했으나, 이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나 설명이 없다. 

즉, 건강보험 보장률 산정식에는 비급여본인부담액이 포함되는데, 재정의 한계로 건강보험으로 보장을 못 해 주는 비급여를 건강보험 보장률 산정시 포함하는 것이 건강보험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지표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병원협회는 건보공단의 비급여 증가에 대한 여러 요인을 체계적인 분석없이 비급여 본인부담률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졌다고 발표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을 우려하며, 건강보험 보장률 산정 모형에 대한 검증과 의료공급자가 수용 가능한 모형 개발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