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성범죄 의사 면허를 10년간 취소하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1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최영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전의총이 즉각 반발하는 성명을 내고 '대통령 거부권 요구 탄원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자단체연합회는 성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의료인의 의사면허를 영구 박탈하는 것도 아니고 10년간 제한하는 법률에 대해 의사 5천명의 서명을 받아 이명박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탄원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유치한 행동이라고 전의총을 맹비난했다.

전의총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뿐 아니라 성인대상의 성범죄도 포함돼 있다"며 개정안의 제안 이유와 대상이 서로 상응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자단체연합은 이 주장이 아동·청소년 대상의 성범죄만 인정할 뿐 성인 환자들에게 가해지는 성범죄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겠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즉, 성범죄 위험은 아동·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 환자들에게까지 동일하게 존재하고, 무엇보다도 의료인 성범죄가 줄지 않고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성범죄 재범률은 다른 범죄에 비해 상당히 높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08년 2월에 발간된 ‘성폭력 범죄의 유형과 재범억제방안’에서는 성범죄의 재범률은 50% 정도로 다른 범죄에 비해 상당히 높다고 밝혀왔다.

이 같은 성범죄 특성과 진료과정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이번 개정안은 지극히 당연하고 의사면허를 10년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영구 박탈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적 정서이고 여론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전의총은 성명을 통해 진료거부 운운하며 환자의 불안 심리를 조장하고 있으며, 이는 환자를 볼모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협박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전의총은 "다른 직업군에 비해 직업의 특성상 빈번한 신체의 노출이 일어나기에 성범죄로 오인 받을 위험에도 크게 노출돼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환자들의 이성적 판단을 무시하는 시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성인 환자들의 경우 의료인이 행하는 행동이 ‘진료’인지 ‘성추행’인지 구분할만한 충분한 판단력을 가졌다.

또 의료인들에게 요구되는 ‘높은 윤리적 기준’이 그동안 지켜져 왔다면 이러한 법률 개정안은 발의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체노출이 잦고 밀폐된 공간이 많은 병의원 진료 환경을 고려할 때 환자들이 성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환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개정된 법률안에 대해 의사들이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탄원서를 만들고 서명에 참여하는 모습은 의사에 대한 환자들의 불신만 조장할 뿐이다.

만일 전의총에서 국회를 통과한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요청하는 서명운동을 계속한다면, 환자단체연합회는 성범죄 의료인에 대해 의사면허 10년 제한이 아니라 영구 박탈하는 청원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