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들이 분만과 관련해 무과실이 입증된 경우에 대해서도 50%의 책임을 분만의사들이 져야한다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비상식적인 법을 탄생시켰다며 이의 재검토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대한분만병원협회는 16일 성명서를 통해 분만과 관련된 무과실 의료사고보상제도가 사회안전망이나 이 같은 비용을 산부인과 의사들이 부담하라는 정부의 의도는 국가의 당연한 의무를 의사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의사들은 이 같은 정부의 하위법령 제정안이 이대로 통과된다면, 전공의들의 산부인과 지원 기피 현상과 분만을 포기하는 산부인과 전문의가 증가해 분만실 폐쇄현상은 가속화되고, 고위험 산모에 대한 분만병원들의 진료 기피 현상 또한 악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국가적인 분만 시스템의 붕괴를 가져와 궁극적으로는 그 피해가 의료취약지의 산모와 신생아로부터 시작해 결국은 전체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어, 정부가 국민건강권의 침해를 조장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대한산부인과학회 및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동 입법예고안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히고, 하위법령안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 같은 의료계의 의견조차 받아들이지 않고, 주요 전문과 학회 및 의료계 단체를 대상으로 조정중재원의 기구구성을 위한 비상임위원 추천 등을 강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 단체는 의료분쟁조정법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의료인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나, 조정의 당사자인 의료인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의료분쟁조정법과 조정원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정부가 직시해야 할 것임을 밝혔다.

이날 산부인과 의사들은 이 같은 정당한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여 하위법령안을 수정하지 않는 한 조정중재원 구성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전국 분만병원과 전체 산부인과 의사들 모두 조정제도 참여를 거부할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