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는 31일 이번 약가 인하시기를 연차별로 점진적 시행하고, 신약에 대한 새로운 가격시스템을 인하 방안과 함께 동시에 마련하는 방향으로 재검토해 줄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KRPIA는 제약업계의 발표를 인용해 정부의 약가인하 조치로 수조원대의 매출 감소가 예상되고 제약사들의 R&D 투자비가 대폭 줄어들어 회사의 경영과 신약개발 동기를 근절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KRPIA측은 약가인하가 기등재목록정비가 완료되는 2014년 이후부터 3~5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시행해 제약업계가 약가 인하폭에 따른 영향을 감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R&D 중심의 제약 산업 육성이라는 정부의 정책방향에 발맞춰 선정하는 혁신형 제약기업에 세계적으로 우수하고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하는 다수의 글로벌 연구중심 기업들이 많이 포함되도록 제도가 운영돼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언급했다.

이는 어려운 제약 정책 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제약사들이 초기 임상 등의 비중과 전문인력 고용을 증가시키는 등 국내 R&D 투자를 지속해 왔으나, 이번 조치로 국내임상 투자 동력이 자칫 상실될 위기에 처해 있으며 투자 유치 속도에도 차질을 빚어 신흥시장으로 뺏길 우려가 높은 실정에 있다는 지적이다.

KRPIA측은 기존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볼 때 정부의 약가인하 조치로 인하된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이 신약 가격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신약 가격은 더욱 낮아져 신약 자체의 공급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다는 우려감도 내비쳤다. 

특히 약제비적정화방안 제도 도입 이후 등재된 신약 가격이 비교대상 7개 국가의 절반에 불과한 상황에서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을 인하한다면 제약 산업의 R&D 투자 의욕은 크게 저하돼 신약개발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는 논리도 펼쳤다. 

이처럼 신약의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약가인하정책이 시행된다면 향후 신약의 등재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 분명해 환자의 접근성과 제약 산업의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약 평가 시스템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보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KRPIA측은 전했다.

KRPIA는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에 맞춰 신약의 혁신적 가치를 약가에 반영하기 위해 현재 운영 중인 신약워킹그룹에 △신약의 혁신적 가치 인정 △경제성 평가 개선 △공단과의 약가협상 개선방안 △해외 약가 참조 방식 개선 등이 포함돼야 하고, 시행시기 역시 약가제도 개편과 일치되도록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31일 내달 1일부터 약가제도 개편을 위한 세부규정(고시)을 입안예고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