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내 장애인화장실을 남녀공용으로 설치하는 것이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8일 수도권 지하철 내 장애인화장실이 남녀 공용으로 설치돼 있는 것이 장애인에 대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차별행위라고 판단하고 코레일,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 등에게 장애인화장실을 구분 설치하는 등 실태점검을 통한 시행계획을 수립해 줄 것을 권고했다.

또 국토해양부장관과 서울시장에게는 장애인화장실 남녀 구분설치 공사와 관련한 예산 지원을 권했다.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시민연대,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중증장애인독립연대 등 4개 장애인단체는 지난해 6월 "지하철 장애인화장실이 남녀로 구분돼 있지 않아 이용하는데 불편이 크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했다.

이에 대해 서울메트로 등 3사는 화장실 환경개선을 위한 공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나, 부채가 과도한 상황에서 화장실 개·보수 공사에 따른 비용부담이 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는 피진정인들이 관련 법령에 따라 장애인화장실을 남녀 구분 설치해야 할 의무가 있고, 비장애인 화장실의 경우 남녀로 구분 설치했음에도 장애인화장실은 남녀 공용으로 설치한 점을 지적했다.

또 장애 유무를 떠나 남자와 여자는 사회통념상 공용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으며, 남녀 공용 화장실을 사용할 경우 이용자들이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개연성이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하철 역사 내 장애인화장실을 남녀 공용으로 설치한 것이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차별행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모든 지하철 역사의 장애인화장실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피진정인들에게 실태점검을 통해 시행계획을 수립할 것을 권고하고, 화장실 남녀 구분 설치에 있어 예산지원이 필수적인 점에 주목해 이 같은 권고를 실시했다고 인권위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