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침 쓰는 한의사는 장사꾼일 뿐이다"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대표 노환규)은 지난달 21일 일간지 세 곳에 '환자가 모르모트?'라는 제목으로 광고를 게재한 후 전의총 사무국에 이 같은 제보 전화가 쇄도했다고 8일 밝혔다.

전의총은 광고에서 "아무런 임상실험도 거치지 않고 안전성을 확인하지도 않고, 한의사 개인이 임의로 주사제를 만들어 환자에게 주사해도 처벌하지 않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밝히고,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들의 제보를 기다린다"고 요청한 바 있다.

전의총에 따르면 광고가 게재된 후 이달 7일까지 70여 통의 제보전화가 사무국에 걸려왔으며, 제보 전화를 한 이들은 한의사와 약침을 맞고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 일반인 등이다.

그 중 현역 한의사가 약침을 사용하는 한의사들을 정면으로 비판해 관심을 끌고 있다.

자신을 S한의원의 원장이라고 밝힌 H씨는 "자신도 한의사지만 약침을 쓰는 한의사는 인간으로도 안 본다면서, 자신은 이미 7~8년 전에 약침학회를 탈퇴했다"고 말했다

그는 "약침에 대해 알면 알수록 신뢰가 안 가는데 자신만 이렇게 느낀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이를 장사꾼과 다를 바 없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고 전의총 측이 전했다.

약침 시술을 받은 환자들의 제보도 잇따랐다.

한의원에서 약침을 수차례 맞고 부작용이 나서 결국 의원, 또는 대학병원에서 치료 받았다는 내용이 다수였다.

서울에 거주하는 이 모 씨는 "관절이 좋지 않아 약침을 맞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효과가 있는 듯 했지만 점점 다리가 붓고 고통이 심해졌다.

한동안 중단하니 조금씩 나아져 남은 기간에 대한 환불을 요구하고 약침에 대해 문제제기 했더니 약침이 문제가 아니라 체질이 문제라고 하더라"며, "한의사가 환자의 체질을 고려해 시술을 했어야지 그런 것 하나 없이 막무가내 시술을 했다는 말이냐"며 분개해 했다.

자신을 전직 고등학교 교장이라고 소개한 또 다른 제보자는 "지인의 몸이 좋지 않아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는데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병세가 악화돼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한 결과, 조금만 늦었어도 사망에 이르렀을지도 모른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고 제보했다.

그는 "지인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더니 그제서야 살 것 같다"라면서, "상태가 심각해질 때까지 한의사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는 의구심을 표했다.

한의학육성법이 통과된 지난달 29일 수원에 거주하는 윤 모 씨는 "한의계가 현대의료기기인 CT, MRI를 쓰겠다는 것은 결국 그들 스스로 한의학의 한계점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라는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고 전의총은 설명했다.

전의총 노환규 대표는 "사람의 인체에 주입되는 주사제가 식약청의 안전기준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국민과 정부에 묻고 싶다"고 언급했다.

노 대표는 "양심선언을 해준 한의사의 고백은 지극히 당연한 것인데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이 문제라며, 앞으로 한의사들의 양심선언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