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상비약 슈퍼판매는 국민 편의성과 건강을 위해 미국, 영국, 일본 등 대다수 선진국들이 도입한 제도입니다."

"일반의약품을 슈퍼에서 판매할 때 약화사고 등 국민의 건강을 해칠 위험이 커진다면 선진국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노환규 전국의사총연합 대표는 13일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상비약 약화사고의 위험보다는 필요할 때 약을 제대로 구하지 못해 일어나는 국민의 피해가 더욱 크다고 입장을 밝혔다.

약사회에서는 이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몇몇 약국이 야간에 문을 여는 심야응급약국 제도를 운영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해왔으나 전국 수십 개에 불과한 심야응급약국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이미 알려져 있습니다.

상비약을 슈퍼 등에서 팔면 약화사고 등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약사회의 우려에 대해서도 환자가 두통약을 달라고 할 때 약사가 두통의 원인을 알기 위해 머리가 언제부터 아팠느냐?, 어떻게 아프냐? 등 이런 것들을 물어본다면, 이것은 위법행위입니다.

노 대표는 "진단을 하는 것을 문진이라고 하는데, 약사가 문진을 하는 것이 약사법에 의해 금지돼 있으며, 약사는 환자가 달라고 하는 약을 건네주는 역할만 하도록 돼 있다"고 언급했다.

더구나 법으로는 약사들이 약을 판매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실제로는 소위 카운터라고 하는 무자격자가 약사를 대신해서 약을 파는 일이 관례화돼 있어, 약국에서 약을 사야 안전하다는 약사회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선택의원제와 관련해서는 "지금은 환자들이 가고 싶은 동네의원 아무 곳이나 갈 수 있지만, 선택의원이 시행된다면 선택의원으로 지정한 곳만 갈 수 있게 된다"며,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진료비총액을 절감하기 위해 도입하는 선택의원제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선택의원제도는 주치의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전 단계 과정이므로 주치의제도는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가진 제도라고 설명했다.

먼저 국민이 의료기관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방법을 통해 정부는 전체 의료비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있는 반면, 이용자 즉 국민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합니다.

우리나라가 도입하려는 선택의원제 혹은 미래의 주치의제도는 그런 선진국의 제도를 통째로 도입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직 진료비 총액을 줄이기 위해 일부분만 도입하려는 것이 문제라고 노 대표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