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배인 듯

다정다감한 표정

눈만 마주치고도

환부의 통증이 사라지는 듯

의사이기보다

신의 천사처럼 그 앞에만 서도

양지쪽에 졸고 있는 병아리처럼

좋습니다. 다 나았습니다.

<이순혁 교수님 중, 정문환>

애정을 담아 정형외과 이순혁 교수를 묘사한 이 시구는 바로 고대 안암병원에서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은 정문환 씨의 '이순혁 교수님'이라는 제목의 시다.

정문환 씨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올해 3월초까지 수술을 받고 고대 안암병원에 입원하며 지냈던 약 3개월간의 일상을 시로 적어 이번에 '어멈아 나 배고파 밥 줘'라는 시집으로 편찬했다.

시집 안에는 정문환 씨의  수술집도의였던 정형외과 이순혁 교수에 대한 시 뿐만 아니라 △휠체어의 연정 △어멈아 나 배고파 밥 줘 △발가락 영결식 △병실 연가 △어떤 환자 등 병원 내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을 풍부한 감수성과 재미있는 시구로 표현돼 있다.

특히, 책에는 △걸음마 연습 △입원하던 날 △퇴원의 기쁨 등 본인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느꼈던 심정이 섬세하게 묘사됐다.

정문환 씨는 이순혁 교수에게 시집과 함께 보낸 편지를 통해 "많은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하면서 치료를 해주시는 것을 바라보며 참 고마운 분들이라 생각하면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치료를 받았다"는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 정 씨는 시인의 말을 통해 "혹여 내 발행되는 시집을 보고 공감대를 갖고 있는 이가 있으면 그것으로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더불어 인생 살아가는 길잡이가 되기를 두 손 모아 빌어본다"며, 이 시집이 병마와 싸우는 또 다른 환자들에게 용기와 위로가 되기를 기원했다.

정 씨를 치료한 이순혁 교수는 "환자로부터 시로서 감사와 칭송을 받는 것은 의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큰 기쁨과 보람으로, 생각지도 못한 큰 선물을 받게 돼 정말 기쁘다"면서, 이 시들 속에서 환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고 병원에서 수술과 입원으로 질병과 싸우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