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러시아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고 고국에서 마지막 진료를 받고자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내원한 고려인 동포가 17일 건강한 몸으로 퇴원했다. 

이로써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러시아 현지에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은 김 보리스 씨를 좋은 결과로 바꾼 만큼 이를 계기로 러시아 환자들의 한국 방문과 U-health를 통한 화상진료가 보다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병원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길어야 한 달 반 정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진단을 받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는 ‘김 보리스 그레고리비치’ 씨(남, 66)는 작년 11월 의식이 쳐지고 구토와 함께 다리에 힘이 풀리는 증세를 호소하며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있는 한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환자는 방광암에서 뇌로 암세포 전이가 된 말기 암 진단을 받고 상태가 매우 심각해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다.

그와 가족들은 병을 치료하고 나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수소문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한국의 의술이 세계적이라는 주변 지인의 말을 듣고 한국관광공사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지사에 위치한 강남세브란스병원 U-Health센터를 찾았다.

당시 화상진료시스템을 통해 김 보리스 씨를 상담했던 신경외과 홍창기 교수는 보다 정밀한 검사를 위해 한국에서의 치료를 권유했고 지난 3월 한국에 입국해 진료를 시작했다.

진단 결과, 환자는 방광 쪽에 이상이 없고 뇌종양 역시 말기 상태가 아니라 3기 정도의 중증으로 방사선 등의 치료가 가능한 상태로 진단했다.

병원에서 약 3개월 간 뇌수술과 방사선치료를 받은 김 보리스 씨는 구토 증세와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사라졌고, 혼자 걷는 연습을 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돼 어제 퇴원하게 됐다.

이병석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은 “앞으로 김 보리스 씨와 같이 선진의료기술이 필요한 러시아의 더 많은 환자들이 U-health 화상진료시스템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U-health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강남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 안철우 소장은 “이는 재발할 가능성이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환자를 체크해야 할 필요가 있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설치돼 있는 U-health센터 화상진료시스템을 통해 정기적인 통원치료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소장은 이어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연수를 받고 돌아가는 블라디보스톡 현지 의사인 알렉 박(블라디보스톡 현지 병원 Primorsky regional Centre 신경외과 과장) 등 관련 전문의들의 도움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걱정 없이 퇴원시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