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진료수가는 낮게, 조제료는 높게 유지하는 것은 약사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 대표 노환규)은 12일 최근 정부가 발표한 '약국 수가 산정기준 합리화 방안'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히고, 약국 조제료를 의료수가와의 형평성에 맞게 더 큰 폭으로 인하해 줄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의총에 따르면 약국조제료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약사 전문성 강화의 대가로 신설된 항목이나, 약국조제료가 국민의료비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의총은 "실제 의약분업 이전 의사의 건당 조제료는 100~500원이었지만, 지난해 약사의 건당 조제료는 5900원을 상회해 수십 배 늘어났고, 연간 조제료도 2000년 3896억 원에서 2009년 2조6000억 원으로 6.7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사들이 받는 진료수가는 원가의 73%에 머무르는 반면, 약사들이 받는 조제료의 원가 보존율은 126%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조제료에는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복약지도료, 약국관리료, 의약품관리료, 조제기본료, 조제료, 퇴장방지의약품사용장려비 등이 포함됐다"면서, 전의총은 "왜 국민이 약국관리료까지 부담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의문점을 제기했다.

전의총은 "건강보험 재정 마련을 위해 의사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정부가 형평성을 발휘해 약국 조제료 역시 진료수가 수준을 유지하려 한다면 조제료를 연간 1조원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의총은 "정부가 진료수가는 낮게, 조제료는 높게 유지하는 것은 약사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의사에게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국민이 받을 진료를 축소하라는 요구와 다를 바 없다"면서, "진료의 축소를 강제하는 것은 싸구려 의료를 부추기는 것으로, 그 피해는 환자들에게도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