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자체간 필수예방 접종비는 주민들의 지원유무에 따라 민간 병의원에서 지불하는 금액이 최대 41만8000원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선택예방접종 백신은 같은 제품이라도 유통방법에 따라 최대 6.5배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수치는 손숙미 한나라당(국회 보건복지위)의원이 6일 '각 지자체별 영유아 예방접종 지원현황 분석결과' 밝혀졌다.

분석결과, 전국 253개 지자체 중 민간병의원에 대해 8종 필수예방접종 비용을 전액지원 하는 지자체는 7.1%인 18곳에 불과했고, 일부 지원 지자체는 22.5%인 57곳으로 조사됐다.

광역시·도 차원의 지원은 만 12세 이하 모든 아동에게 접종비용의 일부를 지원(본인부담금 6천원)하는 경기도와 만 3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전액 지원하는 인천뿐이다.

서울의 경우에는 시에서 지원하지 않고 있으나 강남구와 구로구가 만 12세 이하 아동에 대해 접종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었다.

경기도는 도에서 접종비용 9천원을, 광명시·부천 원미·소사·오정구·군포시에서는 만 12세까지 전액 지원, 수원과 안산시는 세 자녀 이상 만 1세미만 가정에게 일부 예방접종비를 지원했다.

인천은 만 3세 이하에게 전액 지원했으며, 강화·중구·동구·연수·남동의 경우 만 12세 이하에 전액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간 접종비용은 민간 병원에서 접종하는 경우 지원수준이 높은 경기도민이 13만2000원(6000원×22회)인 반면, 지원혜택이 전혀 없는 지역주민은 약 45~55만원이 소요돼 최대 41만원의 차이를 나타냈다.

영유아 필수예방접종은 BCG(결핵), B형간염, DTaP/Td(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폴리오(소아마비), MMR(홍역, 볼거리, 풍진), 수두, 일본뇌염 등 8종으로, 총 접종횟수는 22회다.

전국 보건소에서는 8종 필수예방 접종에 한해 무료접종이 가능하나 민간 병의원에서 접종할 경우 백신비용만 국가가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접종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국가가 지원하는 백신비용은 총 22회 접종 시 14만7130원, 접종비용은 1회당 1만5000원을 예상했을 때 총 33만원이 소요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백신비용만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어 접종비는 지자체의 정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접종비를 지원해주지 않고 있는 서울 강서구 의원급 두 곳의 접종비는 필수예방 접종의 경우, A내과는 46만8000원, B내과는 56만5000원의 접종비가 소요됐고, 선택예방 접종은 각각 172만원, 148만원이 들어가 지역 간 소요되는 비용도 들쭉날쭉했다.

접종비는 일반 의원뿐 아니라 각 국립대학 병원 간에도 천차만별이다.

전국 국립대학병원 접종비 평균은 54만2000원으로, 가장 비싼 전남대병원은 필수예방접종에 72만3000원이 들었고, 서울대병원은 42만2000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이처럼 접종비의 가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비급여인 접종비에서 5000원~1만원까지 차이가 발생하며, BCG(결핵)의 경우에는 병원에서 더 비싼 경피법만 사용하거나 권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피내법은 흔히 접종하는 일반 주사법을, 경피법은 피내법과 달리 여러 개의 주사바늘을 얕게 접종하는데, 흉터가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의원이나 병원에서 이를 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선택예방접종 비용은 충북대 병원이 174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서울대병원이 124만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선택백신 유통가격도 최대 6.5배의 차이를 보였다.

같은 의약품이지만 약품명 B(로타바이러스 백신)의 경우에는 생산·수입가가 9677원이나 최고가(6만8000원)와 최저가(1만428원)의 차이는 6.5배나 됐으며, 약품명 D(자궁경부암 백신)는 최고 18만원에서 최저 7만5000원(생산·수입가 4만9055원)의 격차를 나타냈다.

이 같은 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입찰방법과 유통방법, 병원별 접종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고, 특히 도매에서 요양기관으로 유통되는 경우 평균공급가도 최대 3배까지 차이가 났다.

손숙미 의원은 "영·유아예방접종은 출산율이 좀처럼 늘고 있지 않는 현실에서 부모들에게 또 다른 보육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이는 질병예방과 건강권수호 측면에서 저비용, 고효율의 수단이므로 국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며, 예방접종비용도 지역 간 형평성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