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중소병원 상견례를 시작으로 2011년 보건의료노조 산별교섭이 본격화되고 있다. 민간 중소병원 노사는 1년간의 산별교섭 공백을 깨고 3일 목동 방송회관 3층 회의실에서 중앙교섭 상견례를 가졌다.

이날 상견례에는 보건의료노조 나순자위원장, 박노봉부위원장, 이주호전략기획단장, 유숙경인부천본부장, 중소병원 지부장 등 20여 명이 참가했다.

사측은 인천사랑병원 이왕준 이사장, 원진녹색병원 정일용 원장, 부평세림병원 임봉주 상임이사 등 8개 병원에서 참가했다.

노사 대표는 인사말에서 "이번 중앙교섭으로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개선, 민간·중소병원 발전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나가자"며, 개별병원 간 기업별 교섭의 비효율성과 한계를 딛고 노사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산별교섭의 의지를 서로 확인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방안을 발표하고 2012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복지의제가 급부상하고 있는 지금, 노사가 산별교섭을 통해 머리를 맞대고 병원 발전전략을 모색하며 새판 짜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위원장은 "1차병원과 3차병원 사이에서 현실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병원 문제점을 노사가 충분히 공유하고 이번 산별교섭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찾아 필요한 부문이 있으면 노사가 함께 정부에 요구하자"고 밝혔다.

이왕준 인천사랑병원 이사장은 "소위 big 4 소속 어느 병원의 연간 수익은 1조 4천억 원에 달하고, pet-ct를 무려 13대나 소유하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외에도 다른 big 4 병원은 동양최대규모의 검진센터를 지어 환자를 대거 흡수해 big4 병원의 압도적 시장 우위를 깰 수가 없다"면서, "의료기관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 중소병원들이 존립 가능하게 될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이 이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민간중소병원 노사는 서로 동병상련의 심정"이라며, "이번 특성별 교섭을 통해 노사가 지혜를 모아 생산적인 논의로, 또 개별 병원 간 교섭보다 산별교섭이 더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번 상견례에서 사측은 인천사랑병원 이왕준 이사장을 사측 임시대표로, 이 병원 김순호 총무부장을 임시간사로 선출했다. 

노사는 의료인력 수급, 중소병원 활성화 대책마련 등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내달 15일 개최하기로 하고,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사가 사전에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2차 교섭은 사측 교섭단 구성을 위해 2주 뒤인 17일에 열리며, 이날 노조 요구안 발제에 이어 교섭원칙을 합의하는 등 본격적인 교섭을 추진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해 산별교섭 중단이후 산별교섭을 단계적으로 복원하기 위해 올해 산별교섭방식을 특성별로 추진키로 하고, 민간중소병원을 시작으로 5월내 지방의료원, 국·사립대병원 중앙교섭을 속속 시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