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재발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최근 조재용 연구팀(종양내과)과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홍완기·이주석 박사팀이 수술 받은 위암환자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재발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분석 위암 발병 예측지수 모델'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 강남세브란스병원 조재용·임재윤 교수가 유전자분석으로 하고 있는 모습.

병원에 따르면 이는 3년간의 한미 의료진의 공동 연구로 개발한 이번 위암 재발 예측지수 모델 개발로 우리나라 암 발생 1위이며, 전 세계 암에 의한 사망원인 2위인 위암에 대한 재발유무를 예측하게 돼 수많은 위암환자들이 재발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인 암연구학회지 'Clinical Cancer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초기 증상이 안 나타나는 여느 암과 같이 많은 수의 위암 환자들은 병이 진행돼 병원을 찾고 있고, 1차 치료 후에도 재발가능성에 따른 큰 심리적 부담을 져야 했다.

"2기에서 발견된 위암환자의 경우에는 20%, 3기 환자는 30~50%에서 위암이 재발한다"는 조재용 교수는 2기 이상의 위암 환자에게 수술 후, 재발을 감소시키기 위한 예방적 항암치료가 필수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2~3개월 단위로 시행하는 CT검사나 내시경 검사 등의 재발 유무검사는 환자의 대한 적잖은 경제적 부담은 물론 이미 암이 재발한 다음 발견할 수 있는 '사후약방문' 격이어서 재발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절실한 상태였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위암 발병 예측지수 모델은 첨단 유전자 분석기법을 사용해 위암 재발인자를 추출함으로써 이뤄졌다.

연구팀은 우선 65명의 위암 수술환자의 암 조직을 분석해 재발에 관여하는 유전자군 20개 후보군 중 가장 영향을 미치는 6개의 유전자(CTNNB1, EXOCS3, TOP2A, LBA1, CCL5, LZTR1) 조합을 찾아냈다.

이 6개 유전자에 대한 검증을 위해 연구팀은 200명 이상의 다른 재발 위암환자 조직과 수차례의 대조 검증을 거쳐 이 같은 유전자 조합이 위암환자의 재발 유무를 예측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최적의 지수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위암 발병 예측지수 모델 개발로 같은 병기의 환자라도 재발 위험도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게 됐다"는 조재용 교수(사진)는 그 위험도 점수에 따라 지금까지의 표준화된 예방적 항암치료 대신 환자별 맞춤형 치료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재발 방지는 물론 더 좋은 치료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조 교수는 또 복잡한 검사와 비싼 검사비로 널리 쓰이지 못하고 있는 미국서 개발한 유방암 재발 예측 모델 지수와 달리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국내 대학병원 급에서 갖춘 유전자 검사장비로도 손쉽게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이 모델의 발전에 대해 아직까지 위암환자의 재발 예측에만 가능한 한계가 있다는 조 교수는 빠른 시일 내 좀 더 많은 위암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다면 정상인에 대한 위암 자체의 발병 유무 위험도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