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달 30일 노환규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 대표와 전의총 비회원이고 의협 대의원인 김세헌 회원을 고소한 것에 대해 노 대표는 한마디로 서글프다는 표현을 하며 자신의 속 심정을 밝혔다.

노환규 대표는 23일 자신의 입장을 담은 보도문을 통해 협회장으로서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협회 전체 위신의 추락 등 역대 최악의 회장으로 일컬음을 받을 경 회장이 회원들이 겪는 고통으로부터 나오는 쓴 소리에 고소로 대응한다는 사실에 서글픔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노 대표는 자신에 대한 고소에 있어서는 경 회장이 미리 예고했기 때문에 놀랍지는 않으나 최근 불거진 와인 구매건과 관련, 10년이 넘도록 자신과 부인을 위해 일해 온 직원에게 사기와 횡령이라는 죄목으로 고소한 것에 대해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을 고소한 죄명으로는 명예훼손, 모욕, 업무방해, 재물손괴로 하나같이 헛웃음이 나오는 것들이지만 명예훼손죄에 대해서는 무엇이 진실된 주장인가에 대한 다툼의 과정이 포함되므로 회장이 회원을 고소하는 비극적인 상황을 반갑게 맞아들인다는 씁쓸한 환영의 뜻을 표했다.

노 대표는 우리가 잘못된 지도자를 선출했을 때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선례와 훗날 이러한 비극을 교사로 삼기 위해 자신이 모든 다툼을 구체적으로 기록할 기회를 갖게 됐다는 여유와 자신감도 내비쳤다.

아울러 회원들의 마음조차 읽지 못하고 독특한 상식을 지닌 협회장이 무능함이나 부도덕함을 보여줄수록 의료계의 개혁의지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는다고 노 대표는 힘주어 강조했다.